잠시 세상과의 소통을 아예 끊어버리고 싶다. 나 잘난 맛에 사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 도대체가 얼마나 있는 건지 자신에 취해서 사는 사람들이 차고 넘친다. 가끔 너무 피곤하고 남 시선 신경 쓰면서 살아 가기가 얼마나 피로도를 수직 상승 시켜주던지, 너무 행복해서 미칠 지경이다. 언젠가부터 나는 어린 아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세상 살이를 시작했고, 사회 생활을 그에 덧붙이면서 깨달은 것은 수만가지. 그러나 잃은 것도 그러하다. 마찬가지로 획득하고 잃어가기를 반복했던 내 온전한 육체와 나 자신의 영혼. 생기 있는 모습을 유지해 나가기도 어렵고 나 스스로 혼자만을 간수하기도 참 버거운 자리인데 언제까지 남 챙기느라 바쁠 것인가에 대한 끝없는 고민. 결국 해답은 돌아오지 않지만 나는 결국 행복해야만 하기에 행복에 대한 고찰을 끊임 없이 이어 간다. 생각한 대로 내 스스로가 건강해졌던 경우는 거의 없었으나 그건 내가 너무나도 비좁은 틀 안에서 갇혀 있는 개구리가 된 것 마냥 사고력을 도무지 넓히지 못했기 때문이었고, 더 이상의 비좁은 환경에서 살아가기는 싫으니 그 곳에서 제 발로 스스로 나왔을 뿐인데 감당하기 벅찬 우울감을 만난 것이다. 내가 살아가야 하는 사회는 그렇게 너저분할까. 글로 인생을 배워도 되는 것일까. 여전히 뽐내고 싶은 일들은 많고 심지어 난 나를 이 세상에서 가장 잘난 사람으로만 여겨와서 누군가의 아래에서 나 좀 봐달라고 소리치는 일은 하기 싫었는데. 이 오만하고 교만하기 짝이 없는 태도는 대체 언제 어디서부터 자라난 것이며 왜 난 아직도 이것들을 떠안고 살아가야 하는 것임을...여전히도 알 수 없다. 어느 누군가가 오늘의 나보다 더 어렸던 어제의 나에게 말해주었다. 우리는 우울감과 완전히 분리된 삶을 살 수 없는 것이라고, 우울과 행복과 함께 공존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더욱 지혜로우며 현명하고 현저하게 나에게 유리한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길 원하지도 않는 것들을 내가 감당해내야 한다니. 아직 떨쳐내지 못한 어린기와 그 속에서 우러나오는 순수가 지금껏 나를 잘 포장하고 구성해준 적도 가끔은 있었는데. 다 그만두고 싶고 다 못 본 체 하고 싶고 다 내 신경쓸 일 아니니 나는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잘 살고 싶었는데. 이 대목에서 이만큼 쏟아냈으면 내가 깨닫는 점도 하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놀랍게도 있다. 감사하게도 존재한다. 하고 싶은 일 해도 내가 마냥 행복하기만 하지는 않을 거라는 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도 정말 온전한 행복감과 설레임으로 가득 채워진 삶을 사는 것은 아니고 우울감과 완전히 동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만약 그랬다면 온 세상 사람들은 다 바보다. 왜 자기가 하고 싶은 일 안 하고 살아. 왜 본능대로 안 사냐구요...